사관학교 통합이 곧 강한 군대를 만드는가
세계 최강 미군의 ‘전문성 기반 합동성’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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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26-07-23 2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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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 과정의 중복을 줄이고 예산을 절감하며, 현대전의 핵심인 ‘합동성(Jointness)’을 장교 양성 단계부터 단단히 다지자는 취지다. 우주·사이버·전자전까지 결합되는 다영역작전 환경에서 합동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현대전이 합동전’이라는 사실이 곧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결론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대전을 치렀고 최강의 합동작전 능력을 보유한 미국은 지금도 육사(West Point), 해사(Annapolis), 공사(Colorado Springs)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사관학교를 통합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대전은 각 군의 고유한 전문성이 약화되는 방향이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전제로 각 군의 능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해·공군이 지상·해양·공중이라는 고유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전술과 군사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들을 아무리 모아놓아도 진정한 의미의 합동성은 발휘될 수 없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등 군사 선진국은 ‘초급장교 단계에서는 각 군 전문성 확립, 중견·고급장교 단계에서는 합동성 강화’라는 단계적 교육체계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
일부 국가의 통합사관학교 사례를 들어 그것이 전투력 향상의 비결이라고 단정하는 것 역시 비약이다. 국가의 전투력은 국방예산, 무기체계, 군사기술, 지휘통제체계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이며, ‘사관학교 통합’과 ‘강군 육성’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실증되지 않았다.
특히 대한민국의 안보 환경은 미·영과도 차원이 다르다. 북한의 핵·미사일, 장사정포, 특수전, 무인기, 사이버전 등 복합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단단히 뿌리내려야 한다. 합동성은 전문성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문성을 토대로 구축되는 상위 개념이다.
행정적·재정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검증이 필요하다. 사관학교 운용비의 상당 부분은 야전·함정·비행 훈련 등 군별 특수 교육에 소요된다. 외형적 건물만 통합한다고 해서 전문 훈련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각 군의 정체성과 군인정신, 리더십을 함양하는 전당이다.
대한민국의 장교 교육 개편은 ‘통합이냐 분리냐’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서야 한다. 군별 사관학교의 독립성을 유지하되, 기초 교양교육 공동화, 생도 교환교육, 합동훈련 확대, 임관 후 합동 참모교육 강화 등을 통해 얼마든지 실질적인 합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강한 군대는 조직을 외형적으로 묶는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장교들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하나로 결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국가 안보와 전투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지는 신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필자 소개
김진근 박사 국가정보학 교수·국방교육 전문가
국방·안보 및 국가정보 분야 연구자
국가정보학·국방정보학 관련 교육 및 연구
사관학교·군사교육체계 및 장교 양성제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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